상세페이지 전문 제작자의 이야기

덕업일치/제작자 이야기

8년간 1인 기업으로 살아남은 이유

Buyonce 2023. 5. 20. 19:00

간절함 하나만으로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혼자서 잘 독립할 수 있을까? 8년 전 저에게 했던 말이에요.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뿌연 미래였습니다. 절망적이지도, 엄청나게 낙관적이지도 않았어요. 그냥 그저 혼자 벌어 혼자 먹고 살기로 했을 뿐이었어요. 그리고 뿌연 안개 속으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8년이 지났어요.

8년이 지났다고 업무가 조금 능숙해져도 마음이 풀어지진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도 새로운 작업을 할 때마다 매순간 시험대에 오르는 기분이 듭니다. (기대반,걱정반으로요) 작업이 끝날 때마다 평가가 항상 주어지고, 그게 기록에 고스란히 남으니까요. 

 

8년을 기점으로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어떻게 잘 먹고 잘 살았나를 회고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더 잘 해나가 보자는 마음으로요! 이 글은 방법론을 말하지 않습니다. 얼마를 벌었냐가 아닌, 긴 시간동안 살아남은 것에 대해 쓰고자 합니다. 인생 전반의 부분의 합으로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는 관점으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

 

주의! 다소 긴 글입니다. 본론만 보고싶은 분들은 ctrl+f '파이브'를 쳐주세요.

 

이 글은 이런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새내기 프리랜서 상세페이지 기획자, 디자이너, 포토그래퍼이신 분

✔ 꾸역꾸역 회사 다니는 와중 퇴사하고 1인 기업을 고려하시는 분

✔혼자 일하기를 즐기고 본격적으로 1인 사업을 하고 싶으신 분

✔ 프리랜서로 갓 데뷔하신 분 (축하드립니다!)

 

거친 세상 속 혼자서 오래 살아 남기 위한 필수 과정

unsplash 출처

지난 8년간 운이 좋아서 살아남을 수 있었어요. 라고 말하면 누가 이 글을 볼까요?

운빨에도 뭔가 있어야 운이 받쳐주는 거 아닐까요? 사실 늘 운이 좋아서 이렇게 된거다. 참 감사하다. 라고 늘 생각하는 건 맞아요. (감사 정신 굉장히 투철합니다!!!) 하지만 8년의 시간 동안 운이 좋다고 말하는 건 너무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속했던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저는 어떻게 이 직업을 혼자서 잘 지켜냈을까요?

 

먼저, 핵심은 이러했습니다.

배우고 시도하고  ➡ 반영하고 ➡ 개선하고

모르는 부분을 전부 배우고 나서 돈을 버는게 아니었어요. 돈을 벌면서 배워나가는거였어요. 그래서 성장 속도가 빨랐습니다.

개인 포트폴리오가 아니기에 무조건 해내야하니까요. 의뢰자가 "이거 가능하신가요?" 했을 때, "죄송합니다" 라고 바로 말하기보다 어려워도 조금이라도 가능한 수준이면 OK 했습니다.

 

승패의 비율은 50:50이잖아요. 도박을 하는 겁니다. 세상에 홀로 던져진 이상, 뭐든 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실패하면 어떡하냐구요?

다시 하면 돼고, 그러다 안되면? 환불해주면 되었으니까요. 너무 무모해보이죠. 
하지만 실력을 늘리고, 스스로 수익을 내려면 무모함이 필요했습니다.
그 실력이 안되서 결과물이 꽝이 되었더라도 경험이 쌓였으니까요. 시도는 했고, 뭐가 부족한지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에 개선하는 작업을 거치면 조금 더 성장하는 걸 스스로 알 수 있었어요.

 

하지만 실패가 아니라 성공했다면 어떨까요?

실력 향상과 함께 거래처의 칭찬까지. 돈 받고 배우는 격이 된거죠. 그리고 아, 난 이것도 할 수 있구나 라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8년간 업을 지켜낸 넘버 파이브 정신

1. 오뚜기 정신

사적이든 공적이든 인생의 흐름에서 누구에게나 힘들고 상처 받는 일이 생기죠.

고객이 갑 행세를 한다거나, 소통 중에 결과물이 산으로 가서 되돌릴 수 없다거나, 혹은 일이 안들어와서, 불안하거나.

사적인 영역에서는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와  싸워서 이별이 오늘 내일한다거나, 부모님과 트러블이 생기거나 등 실로 다양하게 힘든 상황이 생겨요.

 

하지만,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어떻게든 일어나야 했습니다.
회사의 직원으로 일하는게 아닌 회사vs.회사(나)가 되니까요. 감정 절제를 하고 프로답게 행동해야, 그 다음 일도 제대로 받아내고 지속할 수 있으니까요.

 

4년 전의 일입니다. 마감은 다가오는데, 남자친구와 크게 싸워서 헤어지는 지경에 이르렀고 심적으로 괴롭고 힘들었어요. 하지만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데스크 앞에 앉아서 작업을 계속 했습니다. 눈이 띵띵 부어도, 영혼이 없어도 그냥 무작정 했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마감하고, 지쳐 쓰러져서 잠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이렇게 사적인 일로 전쟁 같았던게 저에겐 무려 4년이나 있었어요. 

 

만일 위와 같이 마감이 아닌 보통의 날이라면 꼭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주었으면 해요. 회복하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무릎이 까졌다고 마냥 주저 앉지 마세요. 잠시 약도 바르도 밴드도 붙여주다가 아문 것 같으면 일어나서 조금씩 걸어보세요. 넘어져도 괜찮습니다.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면 됩니다.

 

2. 희생 정신

적당히만 일하고 살고 싶으면 이 부분은 패스해도 됩니다. 하지만 좀 더 벌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고려해봤으면 좋겠어요. 이 한 몸 다 바쳐서, 영혼을 갈고 갈가서 일했던 이유는 2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정말 좋은 결과물이 나왔으면 해서, 또 다른 하나는 이 일을 통해서 더 많이 벌고 싶어서였어요. 멋진 결과물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은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고, 돈을 더 벌고 싶은 것은 절박했기 때문입니다.

 

왜 절박할까요? 단순합니다. 성공하고 싶으니까요. (각자의 성공의 기준과 방식은 다르기 때문에 넓게 봐주세요)

저는 아직도 3년째 가족과 거래처 외에 친구들을 만나지 않아요. 너무 미안하죠. 하지만 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포기할 건 포기하고, 전력 질주가 필요한 건 올인해야한다고 생각해요.

 

희생 정신은 고객이 반드시 눈치 채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고객에서 1을 해달라고 했을 때, 1.2를 해주려고 했어요. 작업량이 100%로 계약서를 작성하면 110%까지 해주려고 하고, 수정이 2회인데도 사소한 거면 무료로 더 해주려고 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만났던 고객 분들 거의 다 이런 서비스에 항상 고마워했고, 다시 연이 닿아 일을 받는 기회가 훨씬 많았습니다.

퀄리티도 더 좋게 뽑으려고 노력하고, 그게 결과물로 나타나며, 무언가라도 더 얹혀주면 고객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당연히 감동 그 자체죠. 희생 정신이 상대에게도 느껴질만큼 하면 대부분의 고객은 알아주고 보답하는 것 같아요. 그 보답은 다시 일을 주는거죠. 1+1! 

 

, 주의사항은 호구처럼 대하는 업체에는 그렇게 해줄 필요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갑질 행세를 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느껴지면 저도 손절합니다. 일은 기본적으로 상호 존중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3. 존버 정신

매년 1월이 되면 보통 때보다 일이 반이하로 줄었습니다. 월매출이 반토막이 났죠. 처음 1~3년은 이해가 안됐습니다. 이 일을 그만둬야 하는지,  실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무엇 때문인지 알길이 없었죠.

불안감이 밀려와도 광고를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지난 작업을 회고하고 그간에 외부 업체의 일을 해주면서 내부를 돌보지 못했던 것들을 훑기 시작했어요. 계속 일에만 치중했었다보니까 미뤄둔 것들(홈피, 회사소개서 업데이트 등), 공부가 필요했던 것들,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트렌드 등 많은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바꿨죠. 위기는 기회다. 내공을 쌓아두자. 

 

저만의 원칙은 있었습니다. 만일 5개월 이상 일이 들어오지 않으면, 광고를 시작하자. 그 전엔 실력을 다시 갈고 닦자. 라고 여겼습니다. 조급함, 걱정이 더해질 수록 심신만 지쳐가는 것을 신체 통증으로 경험했기에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혼자 가는 길이니까요. 

아니 무슨, 마음가짐 때문에 일이 들어오고 안들어온대? 하실 수 있겠죠. 삶은 논리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긴 시간을 통해서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발바둥쳐도 일이 안들어왔거든요. 오히려 초연한 자세로 제 할 일을 하고 있을 때 자연스럽게 들어왔습니다. 

1인 기업은 혼자 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고취를 시켜주고, 북돋아주며, 스스로 정신을 트레이닝 해주어야 했죠. 스스로를 꾸짖는 건 별로 도움이 안됐어요. 나의 가치를 아는 사람 단 한 명이라도 찾아올 수 있도록 실력을 늘리고, 

존버 정신으로 길들여 왔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요)

 

4. 도전 정신

일을 하면서 종종 자신이 잘하는 영역이 아닌 다른 영역도 가능하냐는 문의를 받습니다.

괜히 못하는 것 건들였다가 큰일 나는 수가 있어! 하는 영역도 분명히 존재하죠. 하지만 약간의 가능성,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일단 저질렀습니다. 실력 향상 또는 영역 확장의 기회될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상세페이지 디자인을 하다가, 기획을 하게 됐고, 그러다가 촬영 연출, 디렉까지 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계속 도전하지 않았다면, 전 지금까지도 계속 디자인만 하고 있었을거예요.

왜 도전했을까요?

돈을 더 벌고 싶어서, 해봐도 좋을 것 같아서.

역시나 단순한 이유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만, 능력치에 해당하는 일만 하면 들어오는 일도 한정이 됩니다. 혼자서 더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꼭 시도를 권합니다. 현재 저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또 다른 꿈을 갖고 있어요. 8년간 쌓아온 기술을 좀 더 넓게 확장하려고 조금씩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시 병아리가 되어, 계속 시도하고 있습니다. 

 

5. 열린 정신

어떤 세계에서든 트렌드는 속절없이 빠른 속도로 지나갑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요새 무엇이 유행하는지, 어떤 것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지 등, 돌아가는 동향을 주기적으로 스캔했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파악해야 결과물에도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에 뉴스레터, 잡지, 해외 사이트, 핀터레스트 등을 확인했어요. 

 

더 나아가, 새로운 영역에 관심을 갖고, 특히 다양한 영역의 책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하나의 장르의 일만 하고 있더라도, 아이디어는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얻어 배출할 수 있기에 모든 것에 눈과 귀를 열어두었죠.

 

400개 정도의 상세페이지 제작을 하면서 관심 밖의 제품들을 수없이 만나왔습니다. 관심이 없어도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상황들이 많았어요. 이 열린 정신이 없었다면, 관심 없는 제품은 그냥 쳐냈을겁니다. 하지만, 관심이 있든 없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서 하니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고, 또 다른 기회로 가는 문이 열렸습니다. 

 


 

넘버 파이브 정신이 시기마다 절 살려냈어요. 당연히, 실수도 있었고, 기대를 저버리는 작업도 했었습니다. 좌절도 했고, 많이 울었고, 번아웃 증세도 달고 살았어요. 하지만 이런 과정을 다 견뎌내는게 오래 지속하는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경쟁으로 두기보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데에 중점을 두어보세요. 남은 결국 남일뿐이고, 자신을 비교하게 되는 나쁜 습성이 생길 뿐인 것 같아요. 

 

오뚜기 정신으로 어떤 난관이 다가와도 다시 일어서고,

희생 정신으로 진심과 최선을 다해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완수하고,

존버 정신으로 끈기를 갖고 자신을 믿어주며 내공을 닦고, 

도전 정신으로 자기의 능력을 더 넓게 시험하고 한계를 넘으며, 

열린 정신으로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더 많은 기회를 잡으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모든 사진은 unsplash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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